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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인장을 보면서, 생명이란?


언제였는지 모르지만, 꽤 오래전에 선인장 화분 한 개가 나에게 주어졌다.

식물을, 화초를 보기는 좋아하지만, 크게 관심을 주지 않아 제대로 관리를 하지 못하는 편이다. 어쩌다 화분에 눈이 가면 물을 주곤 하는 처지이니 겨우 키우는

편이다.

이 선인장이 그동안 한두 번 꽃을 피운 것 같은데, 최근에는 꽃을 본 기억이 없다,

얼마 전에 선인장 아래 둥치가 노랗게 변색되면서, 혼자서 제대로 서지도 못하기에 철사로 지지대를 세워 주었다.

아마 수명이 다 된 것 같았다.

그런데 어느 날 보니 선인장 옆에 새끼가 올라오고 있었다. 그것도 점점 숫자가 늘어나더니 다섯 개나 되었다. 조금 자랐을 때, 신기해서, 새끼들이라도 보살펴주자는 생각으로 따로 화분에 옮겨 심었다.

그런데 얼마인지 시간이 지나서 보니, 처음 선인장 옆에 또 새끼가 나타났다.

또 다섯 개나 되었다.


                          

어미 선인장과 다시 태어난 새끼 다섯 개. 하나는 뒤쪽에 숨어 있다.


처음 태어난 새끼를 따로 심었더니, 그중에 하나가 유난히 성장이 빠르다.


선인장의 고향은 아마 북아메리카일 것 같은데, 그 독특한 모양과 생명력 때문에 온 세상으로 퍼지면서, 내게까지 오게 되었다.

알아보니 선인장은 꽃을 피우고, 그 꽃의 암술과 수술의 화분이 수정되어 새 생명이 태어나는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또한 가시가 붙어있는 한 부분만 땅에 떨어져도 살아남는다니 번식력이 유난히 강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내 선인장이 처음 몇 개의 새끼는 본능적으로 번식을 하게 되었다고 치자, 그런데 처음 새끼들이 없어지자 또 새끼를 친 것은 도대체 어떻게 된 것인가?

마치 선인장이 새끼가 곁에 있는지 없는지를 인식하고, 다시 새끼를 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그러지 않고는 해석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분명히 식물도 인지력이 있어 보인다.

그 인지력의 종류와 한계는 알 수 없지만, 모든 생명에는 인지력이 있다고 생각된다. 그런데 인지는 인지이고, 어떻게 맘을 먹는다고 새끼가 생기냐?

더 키우고 싶지 않은데, 누가 이런 종자를 좋다고 받지도 않을 테고, 그렇다고 내다 버릴 수도 없고, 진퇴양난이다.


오늘 북한산 비봉 능선을 오른 후 구기동 쪽 계곡을 내려오다가, 나무에 거미줄이 잔뜩 실린 것을 보게 되었고, 그 거미줄 때문에 나무가 죽은 것을 보게 되었다.

                                                                 

거미줄로 뒤덮인 나무.

거미는 제 살려고 나무를 감싸고, 아마 나무 수액을 빨아먹었겠지만, 나무가 죽은 뒤는 어떻게 됐을까, 아마 또 다른 나무를 찾아 나섰겠지.

생물 사이는 서로 생존이 얽혀있다.

그것에 인간도 예외가 아니다.

그러다가 코로나 바이러스까지 생각이 연장되었다.

이번 바이러스는 처음에는 야생 동물에 기생하다가, 한 단계 발전하여 인간에게로 온 것으로 다들 이야기 한다.

바이러스에게 인간은 숙주이리라. 인간에 기생하여 생존하고 번식을 하리라.

그 과정에 부작용으로 인간에게 고통을 주고, 심지어 생명까지 앗아가는 것으로 보인다. 이들 바이러스와 인간 숙주 사이에는, 다른 박테리아가 인간의 여러 곳에서 기생하여 공존하듯이, 그런 상호 생존의 관계는 현재로서는 맺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많은 생명이 우리 곁에 있다가 사라지는게 현실이니 이 마저도 인간에게 쫒겨서 언젠가는 사라질 것이다.

그러면서, 생명이란 무엇일까 하는 생각에까지 날개를 펼쳤다.

생명체가 자기를 보호하고 보존하려는 생존력,

모든 생명체가 유전자를 통하여 끈질기게 자손을 연결하려는 번식력,

환경을 의식하고, 판단을 하는 인식력,

이러한 생명의 신비는 무엇일까?

그것은 아직 인간이 깨우치기에는 이른 것으로 보인다.

2020. 9.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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